인사말

 경인일보 회장/가천대학교 총장 이길여

 평화를 기다리며... 
그 어느 때보다 ‘평화’라는 단어가 소중하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군부 쿠데타 발발로 수많은 시민이 희생된 미얀마의 처참한 실상 등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에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큰 전쟁을 치렀고 아직까지 안보적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기에 이런 소식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평화의 의미가 남다른 시기에 경인일보가 시민들에게 남북교류 에 대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바로 ‘조선화가 아카이브Ⅱ; 조선화의 거장展’입니다.
 이 작품전은 지난 2019~2020년 서울과 인천, 대한민국 국회 등지에서 개최된 ‘조선화가 화봉(華峯) 황영준 전시회’에 이어 남북한의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획한 두 번째 북한 미술전입니다. 월북 미술가들의 작품을 심미적으로 감상하고, 조선화의 탄생과정과 역사적 흐름 및 미학세계를 고찰할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독일의 경우,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 1986년 동서독 문화협정 등을 통해 20여년간 문화예술, 스포츠, 학술분야의 교류를 증대했습니다. 이들 민간분야의 교류는 독일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가교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도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남북이 우리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한다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인지뢰 금지와 제거를 위해 일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조디 윌리엄스’는 2005년 ‘무장분쟁 예방을 위한 세계시민사회 대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쟁은 물론 모든 폭력은 선택의 문제이며, 우리는 늘 전쟁 대신 평화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조선화가 아카이브Ⅱ; 조선화의 거장展’은 바로 평화를 선택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인천광역시장 박남춘

‘조선화의 거장展 - 인천, 평화의 길을 열다’ 전시회를 찾아주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인천광역시장 박남춘입니다.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약속했던 4.27 판문점 선언 3년이 흘렀습니다. 남북의 정상이 만나 평화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상황은 좀처럼 더 나은 진전의 돌파구를 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북평화를 향한 우리의 노력까지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회는 북한미술의 역사적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북한 조선화 3대 거장(정종여, 리석호, 김용준)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임으로써, 남북으로 나뉜 우리 근현대 미술유산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경색된 남북관계 복원과 평화에 대한 인천의 염원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이렇게 많은 북한 조선화 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시민 여러분께서 북한 미술을 친근하게 접하고 문화예술을 통한 남북 교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실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우리 인천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 교류협력 중심도시로서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등 지방정부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이번 전시회 개최를 위해 애써주신 경인일보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인천광역시교육감 도성훈

안녕하십니까? 인천광역시교육감 도성훈입니다. 
먼저 “조선화의 거장展 - 인천, 평화의 길을 열다” 전시회가 열리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인천시민들은 수준 높은 조선화를 만나 문화예술을 누리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해주신 경인일보 인천본사 이영재 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분단 이후 교류가 끊긴 북한미술은 1988년에서야 해금이 되었습니다. 단절된 기간, 북한 미술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화풍과 기법을 유지하면서 ‘조선화’라는 독특하고 높은 수준의 회화 양식을 발전시켰습니다. 화폭 가득한 사실적이며 세밀한 표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이번 “조선화의 거장展 - 인천, 평화의 길을 열다” 전시회는 총 200여 점의 조선화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전시로 북한미술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사계절 풍경과 주민의 일상을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경인일보가 남과 북을 연결하는 문화예술교류를 위해 힘써주시는 것처럼 우리 인천시교육청은 평화에서 시작하는 통일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로 강화 교동도에 접경지 인천의 지리적 이점을 살리고 평화통일교육의 가치를 담은 (가칭)인천평화학교를 준비 중입니다. 인천시, 시민단체, 지역 주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평화통일교육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의미 있고 소중한 전시회를 마련해 주신 경인일보 인천본사 이영재 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과 참여 작가 여러분께 거듭 감사드리며, 수준 높은 작품 전시를 통하여 조선화가 더욱 사랑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지용택

해방 이후 남북이 분단되는 과정에서 많은 미술가들이 사상적·경제적 이유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북한을 택했고, 이후 1988년 해금이 되기 전까지 대한민국에서는 그들의 이름과 작품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오랫동안 정치적 금기였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근현대 우리 화단의 주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미술사에서 완전히 누락되어 왔던 것입니다. 그렇게 분단 70년이 경과하면서 남북한은 서로를 부정한 채 각자의 미술사를 써내려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분단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지워진 우리 근현대미술사의 공백은 그렇게 정치적·역사적 사실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각자의 기억 속에서도 점차 망각되어 갔습니다. 분단 70년은 단순히 지리적 단절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민주화 이후 시일이 흘러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한 덕분에 월북미술가에 대한 연구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지만, 그들에게 배운 후학들, 오늘을 살아가는 북한 미술의 현주소를 직접 보고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난망합니다. 

한반도라는 같은 지리적 공간 속에서 반만년을 함께 살아온 민족, 인간의 삶마저 분단되었고, 지역적으로 인천은 분단의 아픔을 가장 크게 경험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남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긴장이 봄을 맞이한 눈처럼 녹았다가도 다시 싸늘해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북한과 북한 미술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여러 갈래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북한미술에 대한 연구는 남북한이 서로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분단으로 지워진 우리 근현대미술사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남북 분단의 오랜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분단으로 갈라지고, 지워지고, 망각된 서로의 미적 감각을 회복하고, 예술 작품을 통해 상대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분단의 미술사를 넘어 통일의 미술사로, 전쟁의 위기에서 평화의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소통과 교류는 사람이 직접 오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예술 작품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 역시 소통이자 교류입니다.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의 실체를 확인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과제를 우리 인천의 ≪경인일보≫가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분단 이후 신문사가 북한 미술 작품을 초대한 것은 지난 2019년 경인일보사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처음으로 크게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런 전시회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번 2021년에는 “조선화의 거장 展-인천, 평화의 길을 열다” 라는 주제로 다시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 코로나 시국이라 이 어려운 때라는 걱정이 드는 한 편 우선 반가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다투는 와중에 한국 정부에 무리한 요구를 해오거나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듯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어려움을 먼저 헤아려주는 동맹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대립과 분단의 시대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시대를 열망하는 마음을 담아 이와 같은 전시회를 기획하고 준비한 《경인일보》 이영재 사장을 비롯해 모든 임직원들과 관계자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