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3

묘향과 백두에 오르다

‘묘향과 백두에 오르다’는 가을과 겨울의 산속 정취를 펼쳐 보인다. 
금강산의 심산계곡에 이어 묘향산, 백두산의 절경을 사실적으로 그린 황영준의 작품은 시대별 북한 조선화론의 흐름을 여실히 보여준다.

1960-1961년의 북한의 미술론은 해방 후 남쪽에서 활발하게 비평활동을 펼치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정립되기에 이른다. 당시 이론가들은 내적인 정신의 표현을 가장 높은 단계의 사실주의로 간주했다. 1965년에 이르면 북한의 미술론은 수묵화를 사대주의로 간주하여 선과 색채, 명암법을 중시하기에 이른다. 1970년대를 지나면서 사의寫意적 문인화의 복권이 이루어지고 1980년대에 이르면 몰골법 등 다양한 수묵화의 준법이 소개된다.

본 섹션에서는 1954년 제작된 〈조종의 산 백두산〉과 197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는 작품을 선보여 자유롭게 화풍을 펼치던 시기와 이후의 조선화론의 변화에 따른 화풍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적으로는 전통의 계승을 담아 사실주의적 형식을 통해 구현된 가을의 묘향산과 더불어 중국 땅에서 바라본 천지가 아닌 실제 북한의 백두산에서 바라본 천지의 신비로움을 담은 〈백두산 천지〉(1990)를 감상할 수 있다